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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2011년 9월 6일: 블론디 레드헤드

by Shinichi Yano 2011. 12. 13.

T (TIME) : September 6, 2011

P (PLACE) : Union Chapel, London, United Kingdom

O (OCCASION) : Eat Your Own Ears presents - Blonde Redhead

 

- Eat Your Own Ears ; http://www.eatyourownears.com/

- Union Chapel ; http://www.unionchapel.org.uk/

- Blonde Redhead ; http://blonde-redhead.com/Wikipedia
 

아스널 님이 보고 계셔. 경기장이 멀지 않던데 그냥 다녀올 걸 그랬습니다.
아침에 대영 박물관에 갔다가 체력이 이미 매우 방전된 상태.
공연을 과연 끝까지 잘 볼 수 있을런지...걱정도 되고 그랬습니다.

박물관 안에 있을 땐 몰랐는데 이 날 날씨가... 영국에서 겪었던 날씨 중 최악.
하루 종일 비가 내렸음. 비도 그냥 비도 아니고 장대비. 비가 너무 무섭게 내림. 인생 최악의 날씨.

역 주변에나 비를 피할 수 있음직한 가게들이 있었고 공연장 근처에는 주택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공연장은 매우 찾기 쉬웠음. 역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 쭉 가서 큰 교회가 보일 때 길을 건너면 끝. 

Chapel(예배당)이라는 이름때문에 설마...했는데 설마했던 니가...!
공연장으로 대여도 하는데 진짜 예배도 보는 곳이더군요. 오는 사람들마다 여기 공연장 맞냐고 계속 물어봐...

예배당이 공사중이어서 출력해간 지도에 있는 사진이랑 생김새가 다르니 약간 의심하다가 주위를 아무리 둘러 봐도 교회 같은 건물은 이거 밖에 없으니까 강행 돌파.

3단 우산이 무용지물.
하필이면 이 날 우비를 숙소에 두고 나와서 가방 안을 보호할 게 아무것도 없었음.
저는 이 날 여권까지 젖었습니다.

요기는 관계자만 출입 가능한 곳.
구경만 했습니다. 해치지 않아요.

디비젼 디비젼.

5시 쯤 도착했는데 음... 공연장 주변 둘러 보는 걸 원체 좋아하긴 하지만 여기는 뭐가 없어도 너무 없어... 진짜 너무 일본이랑 한국 경우만 생각하고 가서 그런지... 영국은 공연 시작 두 시간 전에 가도 정말 아무 일도 없ㅋ엉ㅋ...(한국이랑 일본은 운 좋으면 만날 때도←)크루도 안 보인다는 걸 이제 알아서 나중에 공연 갈 때는 시간 맞춰서 가고 그랬습니다.

 

6시 쯤 되니까 사람들이 한 두명 씩 오기 시작했는데 앞서 적었지만 다들 여기가 공연장이 맞는지 의심함. 제가 가장 먼저 가 있었기 때문에 다들 맨 앞에 있는 제게 많이 물어보셨는데 벌벌 떨면서 예스 예스...

 

문이 크게 다섯 개 정도 있었는데 헉. 제가 서 있던 곳이 입구가 아니었음; 본의 아니게 낚아서 죄송. 처음 간 제가 뭘 알겠습니까. 오른쪽 끝에서 두 번째 문이 입구였음.
입장은 점핑이 개념이니까 문 열려서 신난다고 폴짝폴짝 뛰어 들어갔는데 우와... 밖에서 허름한 외관을 욕했던 거 전부 취소.

 

공간빨로 먹어주는 공연장이라는 게 있다면 아마도 여기가 맞을 거야.
말 그대로 예배를 보는 장소에서 공연을 하는 건데 와... 위엄.
스탠딩 공연인 줄 알고 있었는데 의자가 있어서 감동하고 공간의 위엄에 정줄을 놓았습니다.
공연 시작도 전에 이미 매우 감동했음.
1빠로 입장한 저는 맨 앞에 앉았다가 아무래도 원하는 사진이 안 나올 것 같아서 자리를 이리저리 옮겨다녔음.

맨 뒤에 가서도 이리저리 재면서 으어으어 소리지르다가
사진을 찍으려면 1층은 안 되겠다 싶었음. 

천장 되게 높고 위엄이 넘쳤음.
빨간색 조명의 위엄.
촛불인 줄 알고 고딕스러워서 좋아했는데 나중에 자세히 보니 촛불 모양의 빨간색 전구였음.

 

예매 때부터 이미 솔드아웃 된 공연이었고 공연장 앞에서 암표상도 한 명 못 봤음.

아무튼 1층 좌석이 전부 다 찼고 나는 1층에서 사진을 찍자니 별로 마음에 안 들어서 어디로 가서 봐야할 지 고민하다가 2층에 올라가는 사람들이 보여서 자리에서 얼른 일어나 맨 뒤로 가서 스태프한테 2층을 가리키며 혹시 저 위쪽으로 가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위
층(Upper Stairs)으로 가도 된다고(갑자기 어퍼 스테어를 못 알아 들어서 가만히 있으니까 친절하게 2층 계단까지 안내해 주셨음ㅠㅠ 감사합니다ㅠㅠ)하셔서ㅠㅠ 뭔가 시부야 악스 2층(좌석은 전부 관계자만 앉는 곳)처럼 생각하고 저기 위층은 관계자석인가 싶어서 쫄아있었는데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매우 잘 보인다ㅠㅠ
나름 로얄석이었음.

공연 전도 실내가 그리 밝지는 않았는데 공연 시작하니까 조명을 전부 꺼 버려서
무대 쪽으로의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었음.

공연 시간은 앵콜 합쳐서 1시간 30분 정도.
앨범 버전보다 라이브가 더 어두워서 마음에 들었음. 앨범 버전을 이제는 어떻게 들을지...
라이브 앨범은 발매를 안 하시나요.


1. Black Guitar
2. Oslo
3. Messenger
4. My Plants Are Dead=MPAD
5. ▼ Misery Is A Butterfly=Misery ▼
6. Will There Be Stars=WTBS
7. Here Sometimes=HS
8. XX
9. The Dress
10. SW
11. Spain
12. Penny Sparkle=PS
 
~Encore~
1. Magic Mountain
2. Melody
3. Not Getting There=NGT
4. 23

드라이 아이스를 깔으니 더 으스스. 

 

페이스 형제는 진짜 닮았다. 쌍둥이니까 당연하지만.
너무 쏙 빼닮아서 멀리서 그들을 보면 누가 누군지 분간이 안 갈 정도.

 

 

세트 리스트 옆에 붙어 있는 건 확대해 보니
첫 곡 Black Guitar의 가사였다. 뭐가 많이 붙어있다고 생각했다.

 

 

아, 조명.

 

 

마키노 상의 느린 춤이 인상적이었음.
시종일관 흐느적 흐느적.

저도 반대편에서 이렇게 하고 공연 봄ㅎㅅㅎ

이건 앙코르할 때 후다닥 내려와서 맨 뒤에서 찍은 사진.

 

 

 

 

 

이제 좀 공연을 본 거 같아...
바로 전날 봤던 Cat's Eyes 공연이 너무 충격적으로 짧아서... 꿈같은 시간이 짧아서 엉엉

한국에서 왔다고 세트 리스트 종이 좀 받을 수 없겠냐고 손을 파닥파닥 흔드니까
크루 한 분이 진짜? ㅎㅅㅎ 놀라워 하시며
흔쾌히 떼어주셨음! 감사합니다ㅎㅅㅎ

 

가장 최근에 발매된 Penny Sparkle 앨범의 아트웍과 같은 디자인의 티셔츠를 팔고 있었는데 흰색이라 사지 않았음. 흰색이라 아까워서 못 입을까봐...
공연은 너무 좋았는데 이 티셔츠 안 사왔던 게 좀 아쉽기도 함.

 

 

 

아스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이 날 아마 첼시 팬을 만나서 튜브 갈아 타다가 하이파이브 하고 그랬음; 나는 도대체 누구의 팬인가...

다시 한 번 울궈 먹는 예전에 모 님의 플랏에서 모 님의 랩톱으로 낑낑거리면서 올렸던(그때는 노트북을 쓸 줄 몰랐음)그 사진.

블론드 레드헤드 공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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