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6일 // 위키 // http://www.pere-lachaise.com/ // Map
우울한 날에는 묘지로.
파리에서 월요일은 모다? = 오르세 박물관 쉬는 날.
파리에서 화요일은 모다? = 루브르 박물관 쉬는 날.
설마 공동 묘지에 평일 정기 휴일 같은 건 없겠지; 싶어서 페르 라세즈행을 감행.
모든 사건의 시작과 끝. 발단은 이 표지판.
그냥 페르 라세즈 역만 가면 되는 줄 알았음.
아침에 우왕 날씨 좋당 페르 라세즈 가게 지하철 타야징~하고 지하철 타러 걸어 가고 있는데...
내 숙소가 바스티유여서 바스티유 역으로 걸어 가던 중에 밖에 저 표지판이 보여서 가까운 줄 알고...
바스티유 광장에서.
이렇게 표지판도 있는데 가깝지 않을까... 싶어서 ☆도보☆로 가기로 결정.
...알고 보니 이건 그저 "파리 동쪽 끝이 저기" 정도만 알려주는 무책임한 방향 표지판...은 아니었는데
Rue de la Roquette로 그냥 쭉 걸어 가면 바스티유에서 페르 라세즈 바로 나왔어.
이 표지판 발견 이후에 제가 약 1시간 동안 걸어 다니면서
페르 라세즈 주변의 도로 표지판 말고는 페르 라세즈에 대한 어떠한 안내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바스티유에서 무조건 동쪽으로만 걸어 가다가 발견해서 정확히 어디서 찍었는지 모르겠음.
Bréguet-Sabin역, Saint-Ambroise역,Charonne역,Voltaire역을 지나 왔는데
참 지그재그로 잘도 다녔네요...
어쩜 이럴수가 있지. 지금 구글 맵으로 지도 살펴 보곤 진짜 눙무리.
그런데 주변에 그렇게 큰 길이 없었다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있는 길을 막 없다고 디스.
마치 홍대 입구역에서 이대 지하철역까지 걸어가야 되는데
정신차리고 주위를 살펴보니 상수역에 있는 상황.
Born Bad.
http://www.bornbad.fr/
서...설마... 아니지. 아니라고 말해줘... 바뇰레까지는 가지도 않았거든요.
아; 샵 주소인 17 RUE KELLER면 맞는 듯;
바스티유에서 볼테르 사이에 뒷골목은 다 쑤시고 나갔던 것 같은데 길... 참 잘 헤매... 이것도 재주인가.
그런데 바스티유 뒷골목 재밌었어요 히히...
구글에서 설마 이 가게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헉.
음, 여기는 일본이 아닌데.
왜 앤젤릭 프리티(Angelic Pretty: 일본의 로리타 브랜드 이름)요.
http://angelicprettyparis.blogspot.com/
무서워서 그냥 사이트 주소만 올릴게요. 아, 뭐지 이...
http://www.angelicpretty.com/en/shoplist/index.html
오피셜이다. 오피셜에도 있다.
프랑스에서도 엔젤릭 프리티를 판다는게 너무 충격적이어서 가게 앞에서 벙-쪄 있었는데 세상에.
↑ 모든 걸 이해하시는 당신은 저와 같은 흑역사를 공유하고 계시는...
근처에 2009년에 Mew가 공연했던 곳이 있긴 했지만.
페르 라세즈. 어디니 도대체.
페르라세즈는 아마 산 사람이 사는 곳보다 묘지가 마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더 컸던 것 같음.
묘지 주변 언저리로 상점만 조금 있었고 전부 묘지로 점령.
기요틴이 반겨주질 않나.
반가웠던 프란프릭스.
지도 파는 곳은 올라 가다가 딱 한 군데 봤는데 진짜 2.50유로에 묘지 지도를 팔고 있었음.
묘지 지도를 가지고 있어도 묘를 찾을 수가 없다는 후기를 많이 봐서 일단 묘지에 가 보고 결정하기로.
누가 페르 라세즈 앱 좀... 묘비에 GPS 하나 씩 심어봅시다.
정문.
걸어서 1시간 만에 도착.
바스티유에서 지하철 타고 페르 라세즈 역에서 내려서 걸어 왔어도 15분도 안 걸렸을텐데 아 진짜...
밤에는 들어가지도 못 하지만 만약 들어갈 수 있다면... 굉장히 무섭겠네요.
해가 지면 그들만의 세상.
먼저 도착한 관광객들이 우루루 손에 뭘 하나 씩 쥐고 들어 가길래 눈 여겨 보고는 묘지 맨 앞에 있던 관리실에 따라 들어가서 혹시 지도 좀 주실 수 있냐고 여쭤보니까 흔쾌히 주시던데; 페르 라세즈 지도를 득템했습니다. 지도 사진은 다음 포스트에 올리겠습니다.
일단 30번 짐 모리슨, 83번 오스카 와일드만 빠르게 캐치.
↑ 요기 보시면 페르 라세즈에 있는 간판보다 더 정확함... 실시간(...)업데이트. 업데이트가 되도 문제고 안 되도 문제고...
F 목록에 "Mehdi Favéris-Essadi (1977-2011), producteur, compositeur, dj" = DJ Mehdi가 있네요.
제가 갔던 날이 26일인데 메디 횽아가 그 달 13일에 돌아 가셨으니 아마 새로 만들어진 무덤(...아...)중에 하나였을텐데 누가 이렇게 일찍 돌아가실 줄 알았나... 다음에 가면 메디 횽아 묘에 꼭ㅠㅠㅠㅠㅠㅠ
지도로 보면 되게 작아 보이는데 실제 크기는... 기절.
그냥 마을입니다.
일단 짐 모리슨을 찾아서.
죽은 자들이 따로 모여 사는 도시가 있다면 아마 여기가 아닐까.
처음에 입구에서 묘지로 들어 설 때는 그렇게 넓은 줄 몰랐는데
헤매다 보니 넓구나ㅠㅠㅠㅠ하고 울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됨.
누구 누구 묘지 찾으러 왔다고, 그 묘지 근처에서 먼저 그 묘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나중에 와서 헤매고 있는 관광객들에게 위치를 알려 주는 훈훈한 광경도.
짐 모리슨의 묘는 저 맨 가운데 신전 같은 묘 뒤쪽에 있었는데
저 무덤이 주변 무덤들과 비교해서 매우 신기하게 생겼으니 저것만 기억하시고 가시면 됩니다.
화창한 가을날 묘지.
비 좀 오지.
날씨가 너무 맑아서 묘지 가오 떨어짐.
와...왔습니다. 아이팟은 가지고 가지 않았지만 귓가에는 더 도어스가. 엉엉
유명한 사람의 무덤이라고 다른 무덤이랑 다르게 특출나게 생긴 것도 아니고, 게다가 짐 모리슨의 무덤 같은 경우에는 앞에 다른 사람의 무덤이 가리고 있어서 약간 놀람.
음... 그런데 앞에 펜스가 있었고, 그 앞에는 짐 모리슨 무덤만 계속 지키는 관리인이 있었다.
제가 페르 라세즈 다녀온 뒤에 XX 님께서 그 분 아직도 계시냐고(...)말씀하셨는데... 옙, 아직도 계셨습니다.
그 분이 도어스 팬이면 모르겠는데 짐 모리슨 안티이시면 참... 묘지기... 고역일 듯.
포스트에 자동 재생 BGM으로 The Doors의 The End를 달아야 될 것 같은 간지이긴 하지만
바닥을 긁을 것 같아서 그만 둠.
짐 모리슨 무덤 앞에 있던 펜스.
저도 짐 모리슨 묘지 찾는 어떤 할아버지한테 저기 있다고 알려드렸음. 서로서로 묘지 위치 내비게이션...
묘지 앱 도입이 시급합니다.
그리고 오스카 와일드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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