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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었어요

2021년 4월 1일, 망원에서 합정으로

by Shinichi Yano 2021. 4. 5.

만우절의 짧은 외출-_-
집에서 혼자 심심해서 오후에 탈출했다-_- 이리 빈둥 저리 빈둥.
(그런데 다음날 무슨 일이 일어납니다...)

망원역 동선: 오브젝트 리싸이클, 포롱포롱 잡화점, (제로 스페이스, 유어 굿즈), 브라와, 풀다
합정역 동선: 알맹상점, 키티 버니 포니

 

소품샵을 들러도 살게 없었던 나는 이제 아예 소품샵 구경하는 걸 그만 두기로 했다. 어허허 어허허...
동선에 망원동 소품샵같은 걸 아예 동선에 넣질 않았다. 제로 스페이스랑 유어 굿즈는 길 헤매다가 들어갔음.

아래에 한번 제가 살 시도도 안 하는 아이템들과 그 이유를 적어 보았음... 부질없습니다만.

다꾸 용품 (다꾸 자체를 아예 안 함: 스티커, 마테, 떡메 전혀 필요없음ㅇㅇ)
집게핀 (사용 불가 - 아래 이유가 있습니다ㅇㅇ)
향수 (엄마 앞에서 향기나는 거 전부 못 씀 - 엄마가 약간 냄새에 알레르기같은 게 있으십니다... 향이 강한 샴푸조차도 못 씀. 그냥 모든 게 무향이어야 함.)
인센스 (같은 이유)
디퓨저 (같은 이유)
양초 (불과 관련된 것 집안에서 못 씀)
꽃병 (집에 이미 하나 있음. 뭔가 하나 정도 더 사고 싶긴 한데 꽃꽂이를 하기에는 제가 너무 X손임.)
곱창밴드= 입에 안 붙는 영어 이름 헤어 스크런치 (제 머리숱이 너무 많아서 - 미용실 20년 넘게 하신 원장님께서 오신 손님 중에 제가 머리숱 제일 많다고 칭찬인지 욕인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음... - 곱창밴드를 사도 숱이 너무 많아서 쓸 수도 없음.)
수저받침 (간장 종지가 더 실용적)
텀블러 (딱히 사고 싶은 디자인이 없음)
티 코스터 (딱히 사고 싶은 디자인과 마음에 드는 재질이 없음)
실내화 (몸에 열이 많아서 실내화 필요없음. 저 홍삼도 못 먹음. 먹으면 안 됨. 실내화는 집에서 아빠랑 동생만 신습니다... 손발이 매우 찬 사람들.)
실반지 (손가락이 굵어서-_- 손가락은 남친이 더 가늘다능-_- 저는 전신이 통뼈임ㅇㅇ)
귀걸이 (21세에 한쪽 귀에 구멍 세 개 뚫고 다녔던 패기는 다 어디 가고 지금은 구멍 막힘...)
목걸이 (자주 안 함)

 

집에서 밥 먹고 아예 오후 2시 쯤 갔음. 오픈 시간들이 진짜 다 애매하더군요.
낮 12시에 갔다면 아마 다 문을 아직 안 연 가게들만 즐비할 듯.
크로우 캐년은 관심이 없어서 애초에 동선에 넣질 않았고.

망원 시장이 장사가 더 잘된다는 월드컵 시장 상인들의 불만이 담긴 신문 기사를 예전에 본 적이 있는데 월드컵 시장은 제가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망원 시장은 진짜 2번 출구에서 나와서 바로 있어서... 장사는 그냥 자리다... 입지 좋은 곳이 최고다...

 

어글리 베이커리는 제 취향인 빵이 없어서... 그냥 단품으로 한입에 털어 먹을 수 있는 작은 크기의 단정한 빵(...)을 좋아함. 마들렌이나 까눌레같은 거.

 

※ 오브젝트 리싸이클은 2021년 4월 말 폐점한다고 합니다.

오브젝트 리싸이클이라기 보다는 오브젝트 B라고 이름 붙였어야 했다...
B급 상품들이 전부였는데 이걸 순환이라고 하기에는-_- 서교점이랑 비치된 물건이 워낙 달라서. 서교점에서 못 샀는데 여기에서 산다는 뭐 그런 생각은 마셨으면...

그래도 여기가 문구점같은 곳이니까 달력 하나 들고간 걸 기증해 보려다가(밑에 사진 있습니다)
저는 딱히 사연이 없고, 교환이 아니라 그냥 무상 기증은 아예 안 받는다고 하셔서 그냥 알맹상점으로 가져갔음.
이 날 교환이 가능했던 물건은 사용감이 있는 스타벅스 텀블러, 곱창 밴드 하나, 기종도 알 수 없는 휴대폰 케이스 하나였는데 저는 교환하고 싶은 게 아무 것도 없었음.
오브젝트 성수는 안 가 볼 것 같고, 삼청은 나중에 한번 가 보지 않을까 싶은데 잘 모르겠음.

 

식기같은 거 판다고 해서 동선에 집어 넣었음. 포롱포롱 잡화점.

집게 무엇. 집게인가 가위인가. 처음 봅니다.
복어 모양 그릇 귀여웠다.

길에서 신나게 헤매다가(간판조차도 없는 가게가 많아서...)
제로 스페이스랑 유어 굿즈에 가게 되었음.

케이크 포스터가 예뻤다.
엽서도 있던데 엽서는 나중에 어딘가에서 살 지도 모르겠음.

얻어 걸려서 유어 굿즈도 가게 되었는데 입구에서 울었다...
물건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동물에게 후원한다고 적혀 있었던 것 같음.
돈쭐을 내드리고 싶었으나 제가 살 만한 게 없어서 그냥 나와서 안타까움...
 

인스타에서 많이 보았던 팔츠그라프 베어 볼 곰돌이 그릇 복각 제품ㅇㅇ

사일로 상점은 그냥 기웃거리기만 함.
브라와는 생각보다는 별로였음.

※ '풀다' 매장은 2021년 4월 3일 토요일 영업 종료했습니다.
우연찮게 영업 종료 이틀 전에 방문했네요.
로고 각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 - smartstore.naver.com/poolda - 연필꽂이 하나 구입할까 하다가 구입하지 않았음.
나무로 직접 만드는 콜렉토 그라프나 오니프같은 곳들을 구경하고는 있는데 딱히 사고 싶은 건 없고 괜히 신경만 쓰이고... 매장 옆 목련이 예뻤음.

라탄 원산지가 거진 메이드 인 베트남 아니면 메이드 인 인도네시아였는데.
좋은 라탄인지 나쁜 라탄인지 가려낼 눈은 제게 없지만.
그리고 검트리의 부레옥잠 바구니가 훨씬 더 촉감이 좋았기 때문에 바구니를 굳이 산다면 검트리를 살 예정.

빈티지하니까 생각이 나는데 제가 왜 감흥이 없냐면...

 

포트 랭리에 있는 리틀 화이트 하우스에서 영혼을 털렸기 때문에... - www.littlewhitehouseco.com/

그 이후로 어지간한 빈티지 가게나 앤티크 가게는 들어가도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그냥 음...


2019년 밴쿠버 후기는 공연이랑 음반점 후기만 쓰고
여행 돌아다닌 후기는 1도 안 썼는데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 봄... 왜 삼천포요.
리틀 화이트 하우스는 대를 이어 빈티지 물건을 수집해서 파는 곳이었고 컨셉이 진짜 무서웠음...
방 별로 색깔이 달랐는데 그 색깔 별로 아이템들을 장식해 놓으셨음.
2019년 9월 9일(카메라에 남아 있는 촬영 정보라서 하루 정도 차이는 있을 듯)에 L 모 님이랑 방문했는데 매우 인상 깊었던 곳입니다. 구경 동선에 넣어주신 L 모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저는 이때 (이 빈티지 가게가 레스토랑도 같이 영업해서ㅇㅇ) 오스카 와일드 큐컴버 크루아상 - 오스카 와일드의 희극에서 나왔던 음식이라고, 약간 언어유희같은 거라고 알려주셨음 - 을 점심으로 먹었고,

L 모 님은 에그 베네딕트를 드셨는데 식사도 훌륭했음. 뭐 나중에 다시 생각나면 후기 올리겠습니다... 기억에 남는 곳이었음.

일본 코엔지 가도 이런 곳 있을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지금은 코로나 시대다...
저는 30대에는 여름 휴가 때 유럽 쪽 페스티벌 돌아다니고, 40대에는 늙어서(얌마) 체력이 안 될테니 가까운 일본 페스티벌이나 가고 뭐 그렇게 살 줄 알았는데 지금 이렇게 한국에 붙잡혀서 향후 7년 정도(어떤 전문가의 말이 코로나 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완전하게 접종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아무리 빨라도 7년이라고 했음)아무 것도 못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음.


철이 없었죠. 인생이 제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자체가...

 

여기는 핑크핑크했던 방.
건물 1,2층이 다 이렇게 생겼고, 1층에 레스토랑에서 일하시는 분들 전부 로리타 의상인지 시대극 의상같은 걸 입고 일하심... 그리고 그게 심하게 어울렸음...(운다)

아무튼 캐나다 포트 랭리에서 제 정신은 다시 합정역으로...
망원에서는 더 이상 구경할 곳이 없어서 합정역으로 걸어 갔음.

 

알맹상점에 입구에 들르기만 하고 매장 위로 올라가지는 않았음.
남친이 제가 작년에 알맹상점에서 샀던 대나무 칫솔을 먼저 사용했는데 사용감이 별로라고 해서 이제는 안 사려고요...
그때 샀던 비누망은 아직도 독립을 못해서 못 써 봤고, 알맹상점에서조차도 딱히 살 게 없어서.
제로 웨이스트 샵들도 파는 물건들도 이젠 다들 거기서 거기라... 이런 가게가 늘어나는 건 좋지만.

 

다른 분들께서 기증하신 걸 가려서 죄송한데 사진 찍으려고 제가 기증하려는 달력을 맨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멍디 님의 키니 달력인데 우연하게 2개를 얻게 되어서... 저는 발령 나면 제가 제 자리에서 쓰려고 제 방에 같은 달력이 하나 있는데, 동생은 이미 동생 방에는 제가 사줬던 벽걸이 달력이 하나 있고, 회사에서 쓰는 탁상 달력은 이미 1월부터 쓰고 있다고 이건 안 쓰겠다고 해서 어디든 기증하려고 가지고 나왔음.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이미 기증 거절당해서 보낼 곳이 없었다...

종이에 적혀있던 알맹상점 근처 중고&리사이클 가게:
아름다운 가게 망원점
마켓인유 망원점
오브젝트 리싸이클 망원점
에프북언더

큰 물품은 숲스토리에 기증해 달라고 부탁하셨음.

아름다운 가게 망원역점은 위치가 거긴 줄 진짜 몰랐는데(알맹 상점 걸어가다가 마주 침)가게 위치가 좀 아쉽더군요.
올해에만 아름다운 가게 서초점, 아름다운 가게 광명 하안점, 아름다운 가게 영등포점을 다녀왔는데
나 왜 광명으로 이사왔는데 자꾸 기부를 아름다운가게 수원행궁점으로 가냐ㅠㅠ 수원행궁점을 가장 많이 
예전에 되게 뜬금없이 갔던 곳이 아름다운 가게 안국점. 가다가 레이어드 안국을 보았던 기억이 있음.

처음 방문했던 아름다운 가게는 2017년인가 여름 시험 끝나고 방문했던 수원 영통점이었음.

방문했던 아름다운 가게 중에서 문을 닫은 곳은 홍대점 한 곳 뿐이군요... 왠지 쓸쓸하다.
홍대점은 지하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함.

 

기증받는 물건에서 더쿠 물건같은 건 애초에 한국에서 취급을 안 하니까...
브리티시 레드 크로스에서도 기증품 품목에 제한이 별로 없었는데...
아름다운 가게도 음악 CD는 이제 기증 불가능 품목으로 분류함. LP만 기증받겠다는 건 무슨 심보인가.
더쿠 물품은 L 모 님을 통해 캐나다 밸류 빌리지에 기증하고 있습니다. 뭔 짓이여... 그냥 처음부터 사지 마ㅠㅠ (이제는 본인이 본인을 말리는 수준)

 

키니 버니 포니 합정 매장 좋았다.
파우치는 천이 생각보다 얇아서 구입하지 않았음.
카메라 파우치는 미러리스같은 건 원래 안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라는 걸 이미 알고 갔고.

앞에 따로 있는 패브릭 가게는 들어가 보지 않았습니다.
마당 관리가 연희동 유어 마인드보다는 잘 되어 있어서 좋았음.
목련꽃 떨어진 꽃잎들을 일부러 안 쓸어내신 건진 잘 모르겠는데 유어 마인드의 마당은 별로였음...

요를 보러 갔는데-_-
키티 버니 포니에서 두 가지 종류의 요를 파는데 질감은 마음에 들었는데 실물은 색깔이 별로였다 훌쩍훌쩍...
남색은 너무 스님 옷같은 먹색 색깔이었고, 검은색은 먼지가 쉽게 붙을 것 같음.
회색으로 하나만 더 만들어 주세요...

앞에 있던 BVBB(밤부 베이커리 앤 브루잉) 카페 쪽 보고 몹시 당황했음.
경악스러웠던 노출 콘크리트 인테리어...

망원에서도, 합정에서도 이 날 구입한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라일락이 최고다... 향기가 좋았음.
합정역 8번 출구로 걸어가다가 마주쳤음.
이 날 가장 기쁜 순간이었다.
굳이 인공적인 것을 구경하러 갔는데 자연에서 치유를 받다니 기분이 이상했다.

뭔가 도를 닦는 기분으로 귀가했음.
이 날 망원-합정에서 2시간 반 정도 걸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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